주필칼럼 / 류기성 목사 - 향수

기사입력 2020.09.28 16:57 조회수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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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는 이런 마음의 찢어짐을 주는 그리움이 없는 것 같습니다. 주님을 만났던 그 순간의 기억으로 마음이 찢어지고 그리워지는 영의 갈급함이 없고, 공동체의 손을 잡고교회의 구석구석을 어루만졌던 손때 묻은 흔적에 대한 향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향수가 없는 신앙생활은 우리가 지치고 힘들 때 한 모금 생수와 같아서 쉼을 주고 원기를 회복하게 합니다. 우리가 몸 된 교회를 통해 일하시는 그분께 쓰임 받기를 사모했던 열정들, 우리의 인내가 내일을 향한 거름 같은 향수가 될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춘 듯하고, 뉴 모럴의 새로운 질서가 우리의 일상으로 자리 잡아가는 지금 우리는 다시 올 수 없는 그 자리를 생각하며 소중한 것들을 간직하게 됩니다. 마음 놓고 예배할 수 있었던 때에 게으름을 피우고, 핑계를 대며 분주함으로 예배의 일상을 파괴했던 그 아픈 마음의 자리를 돌아보게 됩니다.

다시 얼굴을 대하고 마음 놓고 찬송을 부르고 서로를 안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내일은 더, 다음에는 더 잘 할 수 있다는 신기루를 벗어나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그리움의 마음으로 예배의 자리로 삶의 진실한 자리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분노와 허탈, 새로운 비전을 향해 마음을 모았던 작년의 총회원년의 자리를 향한 우리의 향수가 예전의 습관으로 끌어당기는 타성보다 더 진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손을 맞잡고 가야 할 동지라는 일상의 애틋함이 서로의 허물과 모자람을 덮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상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의 걸음보다 우리에게 허락된 사명과 비전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런 마음의 공간 하나쯤 모두가 간직했으면 좋겠습니다.

 

향수(鄕愁)-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짚베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뉴스세븐 기자 king976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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