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 이수일 목사 - 걸으며, 생각하며!

기사입력 2020.10.20 14:43 조회수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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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목사.jpg

유난히 길고 길었던 장마가 기어이 끝이 난후, 어느새 가을이 찾아왔다. 요즘 농촌의 가을 들녘과 청명한 하늘의 모습은 그야말로 보기에 심히 좋은 풍광이다. 가을 하늘 공활하다 하더니 요즘 하늘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코로나로 인해 눌려있던 마음이 확 트이는 느낌이 들어 좋다.

예년보다 올해는 그 어느 때 보다 자주 걷게 된다. 엄밀하게 말하면 걷기운동을 하고 있는 셈인데, 코로나19사태가 가져다 준 여러 변화 중에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적게는 5km, 많을 때는 10km 정도를 거의 매일 걷는다. 평소 운동을 좋아해서 테니스, 배드민턴을 오래해 왔는데, 요즘은 이런 운동마저도 용이하지 않으니 걷기 운동만큼 좋은 운동이 없다고 생각한다.

우스운 얘기지만 걷기운동은 비용이 전혀 발생하지 않으면서 효율성은 최고를 자랑한다. 부상 위험도 거의 없다. 특히 농촌의 들녘을 걷는것은 그 어느 환경보다 최고다. 황금들판을 지나기도 하고, 과수원 길을 거닐기도 한다. 복숭아밭도 지나고, 사과밭도 지나고, 때론 대추나무 곁을 지나기도 하는데, 아주 가끔은 길게 늘어진 가지사이로 얼굴을 내미는 대추알 두어개 정도를 맛보며 걷기도 한다.

그러나 걷기운동이 주는 유익은 무엇보다 사색이 가능하다는데 있다. 돌아오는 주일의 설교를 걸으면서 묵상하는 즐거움은 그 의미가 크다. 인적이 드문 농로를 산책하기에 혼잣말로 설교를 읊조리기도 하며, 때론 실제 상황을 그리면서 예행연습도 한다. 걸으면서 기도가 가능한 것이 또한 걷기운동의 큰 장점이다.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기도를 안 할래야 안할 수가 없다.

코로나19의 위험이 아직도 상존하고 있는데다, 이를 빌미로 교회를 압박하고 있는 정치세력이 버젓이 기고만장한 모습으로 활개를 치고 있으니 당연히 하늘들의 하늘이라도 감당할 수 없는 주님께 간구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만이 아니다. 내 인생길에 여러 모습으로 나타나 도움을 주고는 조용히 비켜서있는 지인들을 추억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담아 마음의 편지를 바치기도 하며, 그와는 대조적으로 참회와 용서를 구하며 걷기도 한다.

돌이켜 보면 참으로 많은 이들에게 빚을 지면서 여기까지 왔다. 생각보다 긴 목회인생에서 부족한 목사의 설교와 삶을 눈감아 주며 곁을 지켜 준 교인들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너무 많다. 뿐만 아니라 내 자신의 부족으로 주변동역자들에게 상처를 입힌 흔적 또한 적지 않으니 그로인한 통증은 말해서 무엇 하랴! 이 귀한 지체들을 주님께서 일일이 위로해 주시고 큰 복으로 갚아주시길 빚을 진 자의 마음으로 간구하면서 걷다보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어느 새, 목회일정을 마무리해야할 시기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어떻게 목회 인생을 갈무리해야 할까! 주변에서 목격되는 동역자들의 퇴장모습은 생각보다 여러 변수가 발생되면서 목회자나 교인들 모두에게 무거운 짐이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성령과 지혜로 준비해서 아름답게 마무리하고 싶은데 기도보다 걱정이 앞서는 느낌이니 내 모습이 딱하기 이를 데 없다.

인생에 남은 시간을 어떻게 선용하고,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인간관계는 어떻게 매듭을 지어야 할까를 깊이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오늘 나는 목회인생의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를 고민하면서 다시 걷기를 시작하고 있다.

걷다보면 몸이 가벼워지고, 걷다보면 마음까지 평안해 진다. 그래서 난 오늘도 걷는다, 그리고 내일도 또 걸을 것이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다리에 힘이 풀리면 그 생애는 끝이라는데, 그 때까지는 열심히 걸으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또 걸으리라!

[뉴스세븐 기자 mdwpdntm@dreamup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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